도대체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이 혼란의 머리를 부여잡고......


두 덩이의 밀가루 반죽이 있다.
하나로 뭉쳐 하나의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었다.
필요에 의해, 필요하지 않음으로 인해 하나였던 반죽을 다시 두 덩이로 나눠야 한다.
하나가 되기 전과 같이 정확히 나눌 있을까?
다시 원래의 두 덩이 반죽으로 돌아가려면 수많은 시도가 필요하고 거기엔 반죽을 찢고 붙이고 다시 나누는 수없는 고통이 수반된다.

기다릴게.
사실상 모든 걸 단념한 상태를 의미한다.
나는 지쳤으니 카드를 그냥 네게 넘기겠다는 걸 의미한다.
나는 이제 그냥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그것이, 그 사람을 위한 것이던 자신을 위한 것이던 주위 사람들을 위한 것이던
어쨌든 이젠 움직이지 않겠다는 걸 의미한다.

기다리는 것이 아닌 단지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생각할 시간. 정리할 시간. 아픔이 조금이나마 사그러들게 만들 시간.
Out of Sight, Out of Mind.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대의 축복.
단지 필요로 시간을 원했지만 그 시간으로 인해 우리는 서서히 망각해간다.

사람의 얼굴. 그 사람의 행동,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말투. 그 사람의 걸음걸이.
대화할 때의 버릇이라던가. 그 사람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 비치던 내 모습이라던가.
밥 먹을 때 왼손은 올려놓고 먹는지 내려놓고 먹는지.
왼쪽 어깨에 가방을 걸치는지 오른쪽 어깨에 가방을 걸치는지.
그 사람이 '좋아'라고 말했던 것들. '싫어'라고 말했던 것들.
그 사람을 봤을 때 뛰던 심장의 느낌들...

시간이 흘러감에도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 생생하다면 인간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신의 배려일까? '그래도 너희는 살아가거라.' 라는...

기다렸고... 시간이 필요해서 그것을 흘려보냈고...
결국 한 덩이의 밀가루 반죽은 다시 두 덩이로 나뉘어졌다.
예전과 완벽히 같을 순 없기에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지만 기다림과 시간과 망각과 신의 축복으로 인해 더 이상의 고통은 없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그들은 그 고통의 느낌마저 망각해 버리곤 다시 또다른 반죽과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

기다린다는 것...
나는 그 사람을 가질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기다릴 수도 없다. 단지 지금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기도 두렵다.
난 모든 것을 꼭꼭 붙잡고 망각하지 않으려 발버둥치고 있다.
신의 의지를 거스르려 하고 있다. 내가 이길 순 없다. 그는 절대자니까.

사실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들이 지나친 기다림으로 인해 벌어진 아픔과 고통이다.
나는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을 것이며 그것으로부터 야기되는 그 무엇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를 생각할, 정리할, 아물게 할 시간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의 소중한 그 사람을 망각할 수 없으니까...
나는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겠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 사람을 자신의 새장 속에 꼭꼭 가둬두려 하지 마세요.
집착이란 자물쇠로 그 새장을 단단히 잠궈두려고도 하지 마세요.
그 사람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세요.
그래서 그 사람이 여기저기 훨훨 날아다닐 수 있게 그렇게 날개를 하나 달아주세요.
내가 있음으로 그 사람이 활기차고 행복하고 더욱 자유롭게 세상을 날아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렇게 날아다니다 힘들고 지치면 잠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최고의 안식처가 되어주세요.
그 사람이 멀리멀리 날아다니며 자신에게 가끔 소홀한 것 같아도 너무 슬퍼하진 말아요.
당신이 있기에 그렇게 멀리까지... 돌아와 편안히 쉴 곳이 있기에 그렇게 넓은 곳들을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이잖아요.

언젠가 나와 헤어져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다시 결혼을 하여 손주를 보고 결국 그 사람이 눈을 감게 되었을 때
젊은 날 그 푸르른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던 때를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채 이 세상을 떠날 수 있게 말이에요.

그렇게 사랑하세요.
그렇게 예쁘게 사랑하며 젊음을 누리세요.

당신이 남자이던 여자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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